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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방콕에서 포카라로 향하는 길

by 30초 2016. 12. 4.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오늘도 함께 여행한 친구들을 두고 방콕에서 포카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카오산 로드에서 방콕의 수안나폼 공항으로 가는 미니벤을 예약하고 신나게 술을 마시다. 밤에 공항에 도착했다. 차에만 타면 잠에 드는 나의 습관(?) 혹은 버릇은 고된 배낭여행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이 든다. 비록 잠이 들면 종착역을 지날 때도 있지만, 여행객들은 서로를 지켜주는 법, 항상 옆에 앉은 친구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깨워 준다. 오늘도 그랬다.

   

   

내가 방콕에서 포카라까지 타고 갈 비행기는 인디고 에어라인이다. 스카이스캐너를 검색해보니 인디고라는 항공사가 가장 저렴해서 그냥 바로 구매했다. 장기여행자는 무조건 저렴한 비행기를 타야지. 오랜 시간 비행을 해야 하니 티켓카운터에서 무조건 비상구좌석을 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비상구 좌석을 달라고 요청할 때는 최대한 영어를 잘하는 듯이 유창한 발음으로 딱 용건만 간단히 말한다. 오늘도 운좋게 비상구 좌석을 획득했다.

   

저렴한 비행기라 그런지 뉴델리를 경유한다. 공항에서 대기시간이 무료 9시간 하아.. 힘들지만 어쩔 수 있나. 싸게 가려면 몸이 고생해야지. 뉴델리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푸욱 자고 일어났더니 착륙할 시간이다.

근데 내 무릎 위에 올려져 있던 입국심사서. 영어로 되어있지 않다. 힌디어로 적힌 입국심사서. 음. 사람 잘 보셨네요. 저를 인도사람으로 보셨어요. ㅜㅜ

   

드디어 인도 뉴델리의 간디공항에 도착했다. 간디공항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세련되었고 현대적인 공항이었다. 그리고 장시간 경유를 하는 고객들을 위해 편안한 의자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간디공항의 이름은 존F케네디 공항처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간디의 이름을 딴 공항이라 생각했으나, 현재 정치 실권을 잡고 있는 간디 가문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공항이었다. 충격.

   

인도 인구의 91%가 힌두교 신자이지만 불교로 더 잘 알려진 나라 인도. 지금 당장 여행을 하지는 않지만 한 보름 후 다시 방문하게 될 인도가 궁금해진다.

   

          

인도에서는 소고기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공항의 맥도날드에 갔으나, 고기 패티가 들어간 빅맥을 먹을 수가 없어 대안으로, 도미노피자의 치킨 피자를 시켜 허기를 달랬다. 진짜 허기만 달랬다. 맛이 너무 없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카트만두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방콕에서 포카라까지 가는 여정에는 공항을 총 4군데나 들리는 힘든 여정이었다. 네팔의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했는데, 한 나라의 수도 공항이 이렇게 열악할 수 있나 싶었다. 또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장이 다르기 때문에, 공항 밖으로 나와 작은 국내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이곳이 수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삐끼들이 들러붙어 국내선 표를 저렴하게 판다고 호객행위를 한다.

   

국내선 공항은 항공권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 그리고 미리 티켓팅 한 표를 가지고 갔을 경우, 앞타임 비행기에 좌석이 있으면 그냥 바로 변경 가능하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는 반드시 오른쪽 창가자리를 선점해야 한다. 그 이유는 포카라로 날라가는 비행기에서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 봉우리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값싼 버스보다 비행기를 선호하고 있다.

   

포카라 공항에 도착하면 20평 남짓한 작은 공항 게이트를 맞이할 수 있다. 수화물도 벨트로 나오는 것이 아닌 사람이 직접 사무실 안으로 던져 넣어준다. 이제 이곳에서 포카라 레이크사이드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방콕에서 포카라로 향하는 여정이 이렇게 끝이 났다. 다음은 포카라에서 벌어지는 한가로운 여행기가 이어질 예정이다.